-주저리주저리
내 블로그는 대부분 일기처럼 쓸 거라서 정보를 얻고자 하는 분들은 아래에 면접 후기부터 읽는 게 효율적일 것 같다.
매그나칩 근무기간: 18년도(3월)~ 20년도(1월) 약 1년 10개월 정도 근무,(25살에 첫 입사였고, 27살의 첫 퇴사)
이 글에서는 내 인생의 첫 면접이자, 첫 회사였던 매그나칩의 면접 후기를 작성하려고 한다.
면접과 퇴사 후기를 모두 쓸 예정인데, 지금 와서 면접 후기를 적는 게 조금 웃기긴 하다.그래도 그때 첫 면접을 보며 떨리기도 하고 사회생활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면접장에서 느꼈던 느낌을 남기고 싶다.
참고로 지금은 키 파운더리/ 매그나칩으로 분사가 되었고, 내가 만약 계속다녔더라면 매그나칩 으로 분사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회사 위치나 여러 가지 사항이 내가 면접을 볼 때와 지금은 매우 다를 것이다.
나는 14년도에 대학교를 입학하고 18년도에 졸업을 했었다.(그땐 휴학을 하면 정말 큰일이 나는 줄 알았다)
반도체 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 나도 내가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둘 중 하나는 합격하고 졸업을 할 줄 알았다.
하지만 인적성의 벽은 높았고, 나는 그걸 뚫을 만큼 열심히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매그나칩/ 동부하이텍/ 삼성전자/ 하이닉스 이렇게 크게 4 회사를 지원할 계획이었고, 동부는 그때 안 냈던 거 같다.
장비 회사도 내고 싶었지만, 삼성 협력사 체험 부스? (코엑스에 있던 행사)에서 TEL 직원분께 모의 면접을 본 경험이 있었다. 그때 당시 결혼 희망 유무 및 요즘에도 이런 걸 묻는다고?라는 생각이 들만한 질문들을 들었고, 마지막 3분 정도는 대놓고 Field Engineer로 여자를 뽑을 이유가 없다고 나에게 설명하셨었다. 물론 공정설계로도 지원할 수 있는 루트가 있겠지만, TO 자체가 절대적으로 차이가 나버리기도 했고 그 당시에 장비업체는 공정 설계 모집이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나는 그때 경험 이후로는 장비업체 FE혹은 CS직무로는 아예 지원을 하지 않았었다.
다시 본론으로 넘어와서, 매그나칩은 그 당시에는 홈페이지를 통해서 채용 공고가 났었는데, 보통 사람인이나 아니면 취업 카페를 통해 사람들이 취업 정보를 많이 얻었기 때문에 지원자가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매그나칩 지원과정
매그나칩은 서류-> 1차 면접(2/8)-> 1차 발표(2/14) ->2차 면접(2/20) -> 최종 발표(2/22) 순이였는데,
인적성 검사는 별도 없다. 주변에서 가끔 매그나칩 지원했던 친구들 말로는 합/불 공지가 안 온다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면접이나 입사 펑크 시에 추가 인원 때문에 그때그때 완전히 답을 주지 않는 것 같다(내 피셜)
내가 지원했던 부문은

이였다.
사실 학교를 막 졸업하던 시기라 나는 개발이면 모두 설계로 가는 건 줄 알았고, 어떤 직무가 무얼 하는 곳인지에 대해서 잘 몰랐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1. 자기소개서
서류 문항은 성장배경, 지원동기, 장단점 이런 사람인에 기본 포맷으로 있는 문항들로 구성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 경력 기술서 란이 있었는데, 학사 출신이었던 나는 이걸 적어야 하나 말아야 했었다. 그래도 직무랑 연관될 것 같은 과목 몇 개와 졸업 프로젝트로 기재를 했었다. (후에 생각하면 이게 합불에 영향을 꽤 줬던 것 같음)
서류 합격은 전화와 메일을 받았었다. 지금은 회사 지역번호인 043이 익숙하지만, 그때는 처음 보는 지역번호라 받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받았던 것같다. (하이닉스 수시채용 시즌이라 인적성 스터디 중간에 받았던것 같다.) 서류 합격은 2월 1일에 통보받고, 면접은 2월 8일에 잡혀있었다. 사실 본격적으로 면접 준비는 한 2일 정도 했던 것 같다.
2. 면접 준비
준비했던 내용은
1분 자기소개
직무적으로 어필할 경험 정리
기본 인성 질문에 대한 정리
회사 및 직무 조사
Power device가 무엇인지, Vertical MOSFET 동작 원리 정도였던 것 같다.
2. 1차 면접
회사 처음 가는 길: 1차 면접을 보러 가기 위해서 청주를 처음 갔었다. 수원에서 학교를 다녔고 자취도 학교 앞에서 하고 있었다. 마침 학교 근처 시외버스 정류장이 있어서 청주에 가는 버스가 섰었고, 10시 반? 정도 버스표를 구매해서 탔던 거 같다. (면접은 1시, 20분 전 도착할 것으로 전달받음)
한 시간 반이 안 걸려서 가서 대기시간이 꽤 길어서 엔제리너스에서 자기소개 복습을 하고 앉아있는데, 나는 내가 꽤 외향적인 사람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긴장을 안 할 줄 알았었다. 그런데 웬걸... 엔젤이너스에서 약 12시부터 있었는데 그때부터 떨었던 것 같다. (그땐 추워서 떨었다고 생각했었는데)
택시를 타고 매그나칩으로 가달라고 했는데, 하이닉스 1 공장이 맞냐고 3번 물어보셔서 그때는 아니 매그나칩...; 이랬었는데, 회사를 다니면서는 하이닉스 1 공장이라고 했던 것 같다 ㅋㅋㅋㅋ
총면접은 2차례 있는데, 실무자 면접+임원 면접 각각 다른 날에 치러졌고, 1차 면접 합격자가 2차 면접을 본 후 최종 합격이 결정되었었다.
매그나칩은 하이닉스 단지 안에 회사가 있어서 하이닉스 게이트를 통과해야 회사로 들어갈 수 있다. 반도체 회사인 만큼 보안스티커를 붙이고 들어갔다. 인사과 사원이 인솔해줬다.
그 뒤에 대 회의실 같은 곳에서 대기를 했고, 석사 1팀/ 학사 2팀으로 나는 마지막 면접 팀이었고,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1시간 반 정도 대기했던 것 같다.
면접관으로는 각 3 팀의 팀장님 +상무님+인사과 책임님 총 5명이 참석해주셨고, 면접자도 5명인 5:5 면접이었다.
질문 문항
1분 자기소개
지원 동기
MOSFET과 BJT가 각각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
Power MOSFET이 무엇인가
추가로 하고 싶은 말은?
그리고 나는 추가로 같이 면접 본 사람 중에 같은 학교 출신인 사람이 있어서 서로 아는 사이인지, 면접 대기실에서 얘기는 했는지 이런 질문도 들어왔었다.
대체로 면접 분위기는 좀 무거운 편이었다. 압박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으나, 웃고 밝은 분위기는 아니었다는 말이다. 입사하고 나서보니 Power Discrete 개발 팀 자체가 좀 보수적인 팀이라 더 그랬던 것 같다.
MOSFET질문과 Power MOSFET 질문이 그나마 직무 면접 느낌이었는데, 이것조차도 5명이라서 처음 대답하는 사람이 잘 답해버리면 뒷사람이 답을 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정말 딱 저렇게 질문을 했고, 꼬리 질문도 1,2번 정도가 다였었다. 발문의 의도는 Device에 대한 기본이나 Power MOSFET이라는 것이 대부분 학과 과정에서 배우지 않는 소자이므로, (Memory, Logic과 발전 방향이 다르다 보니) 적어도 이 면접을 위해서 준비를 했는지 보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마지막 할말으로는 태어나 처음 면접을 봤는데, 좋은 분위기에서 볼 수 있게 배려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오늘 경험이 제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했다. 사실 좀 진심이긴 했다. 저날 유독 떨기도 했고 내가 거짓말을 해서 하는 답변은 티가 날 거 같아서 모든 질문에 그냥 사실대로 말했었다.
면접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고 나서 나는 그냥 후련하게 면접을 봤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때 뭘 말할 걸 저걸 말할 걸 하는 후회가 드는 점이 없어서 떨어져도 붙어도 그냥 상관없을 것 같다는 기분으로 잤던 것 같다. (그렇게 절실하게 원하지 않아서 그랬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2. 2차 면접
1차 면접 후에 2월 14일에 2차 면접 대상자라고 전화랑 메일이 왔었다. 2차 면접은 임원 면접이었었는데, 본부장님이랑 1대 1면 접이였다. 가나다 순으로 나는 마지막 순서였고, 1인당 약 15분 정도 치러졌던 것 같다. 10명 중 최종 5명 뽑힘
나는 약 5분 정도 면접을 봤었는데,
자기소개는 시켜보면 모두 뻔한 내용뿐이라 하지 말라고 하셨고, 나의 인적 사항을 보면서 하나씩 질문이 들어왔었다.
압박 질문이긴 하지만 충분히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질문만 하셨어서 크게 당황하지는 않았다.
받은 질문은
성적이 좋지 않다 불성실했었는지?
RE: 전체 성적이 좋지 않고 전공은 조금 높지만 그마저도 높지 않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다른 전자공학과 학생들과는 달리 중앙동 아리나 대외활동을 했었다. 그 과정에서 1, 2학년 때 교양과목 등에서 소홀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협업 능력을 많이 키워왔다. 그리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특히 반도체 쪽 과목 성적을 봐주시면 제가 반도체에 대해 흥미를 갖고 열심히 공부한 것에 대한 증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도체만큼은 제가 하고 싶은 분야이기 때문에 몰입해서 좋은 output을 낼 수 있다고 자부한다.
영어도 성적이 좋지 않은데, 취준에 대한 준비가 미약한 것 아닌가?
RE: 영어에 딱히 투자하지 않아 성적도 좋지 않고, 준비가 미약한 게 맞다. 하지만 매그나칩은 한국 회사이고, 제가 영어를 쓰게 된다면 회화보다는 자료를 만들거나 읽는 정도라 예상한다. 학교를 다니며 원서로 공부를 했으니 그 정도는 문제가 없다. 다만 영어회화가 필요한 직무나 자리를 맡게 된다면 입사 후에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
(영어가 중요한 자리라면 내가 지금 준비된 사람이 아니니 어차피 떨어질 것이라 생각하여 이렇게 답했다.)
중간에 대기업 신입으로 퇴사할 건지?
RE: 먼저 직무는 회사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품 개발단의 직무는 대기업에서 학사로 지원하기 무리가 있다고 예상한다. 하지만 매그나칩에서 제품 개발 직무로 근무할 수 있다면, 여기서 내 역량을 키우고 그것이 내 가치를 더 올릴 수 있을 것 같다. 또, 대기업과 다르게 업무의 스코프가 넓기 때문에, 그것을 배울 수 있는 것 또한 기대된다. 따라서 입사하게 된다면 여기서 내 가치를 키우는데 집중할 것이다.
삼성이나 하이닉스에서 만약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RE: 아마 그건 내가 5,6년 지난 후에나 가능할 일이라 생각된다. 내가 그때쯤 그런 제의가 들어올 정도면 내 능력을 그만큼 쌓았다는 뜻이 될 텐데, 회사에서 내가 그런 인력이라면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해줄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직을 고려할 것 같다.
지금 기억나는 대답은 저렇게 했던 것 같다. 임원면접에서는 인성 질문만 들어왔었고, 압박 면접일 수 있는 질문이기는 했으나 1차만큼 떨리지는 않았다.(1차에서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나와서 2차가 조금 더 편안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내 기억에는 본부장님이 뭔가 질문할 것에 대해 명쾌하게 질문하고 내가 답을 해서 문항당 1분이 안 걸렸고 그래서 깔끔하게? 끝났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면접 후 하루 뒤에 최종 합격 통보가 왔고, 건강검진 입사일 등 안내를 메일로 받을 수 있었다.
최종 합격 통보 다음날이 졸업식이었는데,
입사를 하고 졸업을 해서 가족과 내 10년 지기 친구와 남자 친구와 맛있게 식사했었다. (남자 친구가 뷔페를 샀었닿ㅎㅎ)
아 그리고 면접비는 나는 경기도에서 간 거라서 4만 원 정도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두 번 다 줬었다)
-그때를 떠올리면
아마 나는 이제 다른 어떤 면접장을 가도 저렇게 떨리거나 무섭거나 하진 않을 것 같다.
그때 1차 면접 보러 가서는 화장실에서 1분 자기소개를 혼자 연습하면서 덜덜 떨었을 정도니까...
그때의 내가 조금은 그립기도 하다. 사회생활을 하나도 해보지 않은 뭔가 순수? 했던 때 같아서.
그리고 내가 확실하게 느낀 바로, 취준 하는 다른 분들에게 해드리고 싶은 어떤 위로? 는
내가 최선을 다해 준비를 했다는 가정하에, 면접은 운이 엄청 따르는 게 정말 맞다는 거다.
난 영어도 학점도 인턴 경험도 없었으나, 그래도 면접에 붙었었다.
(나보다 스펙 좋은 사람들도 서류에서 떨어진 케이스를 봤었다)
나는 그냥 내가 봤던 면접에서 1차도 2차도 운이 좋았다.
1차는 일단 준비가 안된 사람이 5명 중 2명이었고, 나는 중간 자리에 앉아서 직무면접에서 충분히 고민할 시간을 갖고 대답할 수 있었으며 준비가 안된 사람들 덕에 내 차례까지 내가 할 말들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원래 여자 사원이 많지 않은 팀 중 하나였는데, 내가 면접을 볼 때 같이 면접 본 다른 여자 지원자들이 주로 다 좋은 평을 받아서 더 점수가 올라갔다고 한다.
또 저 직무가 마침 영어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직무였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나의 화법이 임원 면접 때도 잘 먹혔던 것조차도 운이 나에게 많이 따랐던 면접이었던 것이다. 잘 되지 않더라도 그냥 내가 그 자리에 맞지 않는 사람이었을 뿐이었던 것이다. 절대 자책하지 않길... 앞으로 다시 취준을 할 나도... 취준생들도!!
또 회사를 다니며 면접 때를 회상해보면, 그냥 나랑 같이 일할 사람을 뽑는 거였다. 면접관들은.
만약 나에 대해 이상하리만큼 면접에서 꼬아 듣거나 압박한다면 그 사람이 함께 일을 할 때는 정상으로 나를 대할까?
난 그렇지 않다고 본다. 갓 대학을 졸업한 학생에게 그런 마음을 갖는다면(경력의 경우는 잘 모르겠다.) 그 사람은 일을 할때 당신을 괴롭히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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